구글 반독점 재판에 공개된 검색 순위 알고리즘의 실체
2023년 미국 법무부 대 구글 반독점 재판은 구글이 클릭 데이터로 검색 순위를 조정해 왔다는 사실을 법정 기록으로 확정했습니다. ABC 신호와 T* 토피컬리티, 사이트 단위 품질 점수 Q*, 13개월 클릭을 기억하는 Navboost까지 재판이 공개한 순위의 뼈대를 정리했습니다. 클릭 조작이 통하지 않는 이유와 SEO 실무 교훈 5가지로 마무리합니다.
2023년 10월 18일, 워싱턴 D.C. 연방법원 증인석에 구글 검색 부사장 Pandu Nayak이 앉았습니다. 25년 가까이 영업비밀이던 검색 순위의 내부 구조를, 그는 선서한 채 한 문장씩 인정해야 했습니다. SEO 업계가 추측으로만 다투던 질문에, 법정 기록이라는 형태로 공식 답이 남기 시작한 순간입니다.
4년의 재판, 한 문단 요약
이 재판은 2020년 10월 20일 미국 법무부와 11개 주가 구글을 제소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콜로라도 등 38개 주가 낸 별도 소송이 병합됐고, 2023년 9월부터 9주간 배심원 없이 판사가 직접 심리하는 방식의 본재판이 열렸습니다. 2024년 8월 5일 Amit Mehta 판사는 286쪽 판결문에서 구글이 독점기업이며, 독점을 유지하기 위해 독점기업처럼 행동해 셔먼법 2조를 위반했다고 판시했습니다. 판결문 원문 (CourtListener)
판결문 서두에는 2020년 기준 구글의 검색 점유율이 약 90%, 모바일에서는 약 95%에 이르고, 2021년 한 해 기본 검색엔진 지위의 대가로 260억 달러 넘게 지불했다는 사실도 함께 적혀 있습니다. 판결문 원문 1~3쪽
"클릭 데이터는 순위에 안 쓴다"던 구글, 법정에서의 답
구글은 오랫동안 클릭 데이터의 순위 반영을 부인해 왔습니다. Gary Illyes는 2016년 한 컨퍼런스에서 클릭은 대체로 잡음이 엄청나게 많다고 말했습니다. SEJ CTR 랭킹팩터 검증 2019년 레딧 질의응답에서는 체류시간이나 CTR(클릭률) 같은 행동 신호 이론을 대체로 지어낸 헛소리라고 일축했습니다. Impression Digital (AMA 정리) John Mueller도 2021년, CTR이 순위를 움직이는 요소였다면 검색 결과가 온통 낚시성 제목으로 덮였을 것이라고 썼습니다. John Mueller 발언
그런데 Nayak 부사장은 재판에서, Navboost라는 시스템이 과거 검색어에 대한 과거 클릭을 암기하고 사용자 데이터로 학습된다는 사실을 그대로 인정했습니다. 재판 속기록 2023-10-18 사실 구글 공식 문서에도 집계되고 익명화된 상호작용 데이터를 관련성 평가에 쓴다는 문장이 있습니다. 구글 랭킹 공식 문서 거짓말이라기보다, 단어를 아주 좁게 골라 쓴 부인이었던 셈입니다.
ABC 신호, 검색 순위의 뼈대
독점 판결 이후 시정 방안을 다투는 구제조치 심리 단계에서는 구글 엔지니어 인터뷰 메모가 증거로 공개됐습니다. 이 문서가 설명하는 것이 이른바 ABC 신호입니다. DOJ PXR0356 (2025 인터뷰)
- A는 앵커, 다른 페이지가 앵커 텍스트(링크에 걸린 문구)로 이 문서에 대해 말하는 것, 곧 백링크입니다.
- B는 바디, 문서 안에 실제로 담긴 용어입니다.
- C는 클릭, 사용자가 SERP(검색 결과 페이지)로 되돌아가기 전까지 그 문서에 머문 시간입니다.
세 신호는 결합돼 T*, 곧 토피컬리티(검색어와 문서가 얼마나 맞는지 매기는 기초 점수)가 됩니다. SEL ABC 신호 Nayak은 재판에서 구글이 쓰는 신호가 대략 100개를 넘는다고 증언했습니다. 재판 속기록 그리고 이 인터뷰 메모에 따르면 신호 대부분은 지금도 엔지니어가 손으로 설계합니다. 무언가 깨졌을 때 어디를 고칠지 알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Q*, 검색어가 아니라 사이트에 붙는 품질 점수
같은 인터뷰에서 엔지니어 HJ Kim은 Q*라 부르는 페이지 품질 점수를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Q*는 신뢰성에 대한 개념이고, 대체로 고정적이며, 검색어가 아니라 사이트 단위에 붙습니다. DOJ PXR0356 (2025 인터뷰) 그는 약 17년 전 콘텐츠 농장(글 한 건당 50센트에 기사를 대량 양산하던 업체) 문제가 불거지던 시기에 페이지 품질 팀을 직접 만들었고, 품질 점수는 지금도 매우 중요하며 AI가 품질 문제를 오히려 악화시킨다고 덧붙였습니다. DOJ 인터뷰 메모 검색어와 무관하게 사이트 전체에 쌓이는 점수라는 점에서, E-E-A-T로 알려진 품질 개념이 실제 시스템 안에서 어떤 모양인지 보여 주는 대목입니다.
구글은 문서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재판 증거로 제출된 2017년 내부 발표자료에서 엔지니어 Eric Lehman은 랭킹의 3축을 이렇게 정리했습니다. 본문은 문서가 스스로 하는 말, 앵커는 웹이 그 문서에 대해 하는 말, 사용자 상호작용은 사용자가 그 문서에 대해 하는 말입니다. UPX0004 원본 (justice.gov) 같은 자료에는 구글이 기초적인 수준을 넘어서는 문서 이해를 하지 못하며, 문서 자체가 아니라 사람들이 그 문서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본다는 취지의 문장이 있었던 것으로 분석됩니다. AJ Kohn 분석 (UPX0004 인용) 판결문이 인용한 또 다른 내부 문서도 같은 말을 합니다. 문서에 긍정적 반응이 오면 좋다고 보고 부정적 반응이면 나쁘다고 본다, 단순화하게 말하면 이것이 구글 검색순위의 원천이라는 것입니다. 판결문 UPX203 인용
Navboost, 클릭을 기억하는 거대한 장부
그 사용자 반응을 순위로 바꾸는 장치가 Navboost입니다. Nayak은 이를 구글이 가진 중요한 신호 중 하나라고 인정했습니다. 재판 속기록 2023-10-18 법정 기록으로 확정된 사실은 다음과 같습니다.
- 과거 13개월치 검색어의 클릭 데이터를 기억하며, 2017년 이전에는 18개월치였습니다. 판결문 FOF 96
- 머신러닝 모델이 아니라, 검색어와 문서별 클릭 수를 적어 둔 거대한 장부라고 Lehman은 증언했습니다. SEL ABC 신호
- 문서가 크롤링과 색인을 거쳐 1차로 검색된 뒤에만 순위를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 웹 문서 밖의 검색 결과 요소는 Glue라는 이름의 같은 계열 시스템이 담당합니다.
- 판결문은 구글의 13개월치 사용자 데이터가 경쟁사 빙의 17년치에 해당한다고 적었습니다. 판결문 규모 비교
- LLM(대형 언어 모델) 기반 신호가 등장한 뒤에도 역사적으로 가장 강력한 랭킹 구성요소 중 하나로 남아 있다고 내부 문서는 기록합니다. 판결문 FOF 102
13개월이라는 기억 창, Glue와의 역할 분담, 최근 반응만 따로 보는 빠른 갱신 장치까지, 상세 구조는 용어사전의 Navboost 항목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그래서 클릭 조작은 통할까
클릭이 순위에 쓰인다면 클릭을 사서 순위를 올릴 수 있을까요. 우선 구글은 단순한 클릭 예측을 의도적으로 피합니다. 조작이 쉽고, 사용자 경험을 신뢰성 있게 측정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SEL 클릭 예측 회피
2023년 재판과는 별개 사건인 2024년 유출 문서도 방어 구조를 보여 줍니다. 2024년 3월 자동화 봇이 내부 API 문서 2,500쪽 이상을 공개 저장소에 올리면서 시작됐고, 같은 해 5월 분석이 공개된 사건입니다. SparkToro 유출 경위 이 유출 문서 분석에 따르면 구글은 클릭을 좋은 클릭과 나쁜 클릭, 마지막으로 가장 오래 머문 클릭 등으로 나눠 저장하고, 쿠키 이력과 로그인된 크롬 데이터, 패턴 감지를 클릭 스팸 방어 수단으로 씁니다. SparkToro 유출 분석 클릭 데이터는 국가와 지역, 모바일과 데스크톱 단위로 나뉘어 있어 원격지에서 돌리는 클릭 팜의 효과도 희석됩니다. SparkToro 지오펜싱 스쿼싱(하나의 큰 신호가 다른 신호들을 압도하지 못하게 눌러 주는 정규화 장치)이라는 안전판도 있습니다. iPullRank 스쿼싱
정리하면 구글이 측정하는 것은 클릭의 개수가 아니라 클릭 뒤의 만족입니다. 가짜 클릭은 걸러지고, 걸러지지 않더라도 낚인 사용자가 곧장 되돌아오는 순간 나쁜 신호로 바뀝니다.
재판으로 알 수 있는 SEO 실무 교훈 5가지
- 본문과 앵커, 곧 콘텐츠와 백링크가 1차 검색 진입을 결정하며, 클릭 신호는 그 뒤에만 작동합니다.
- 타이틀 태그와 메타 디스크립션은 클릭을 억지로 짜내는 장치가 아니라, 검색 의도에 맞는 만족 클릭의 입구로 설계해야 합니다.
- 품질 점수는 검색어가 아니라 사이트 단위로 쌓이므로, 저품질 페이지의 대량 발행은 사이트 전체의 신뢰를 깎습니다.
- 제목만 요란하고 본문이 비어 있으면 사용자가 곧장 검색 결과로 되돌아가고, 그 기록은 13개월 동안 데이터로 남습니다.
- 클릭 조작 대신 구글 서치 콘솔의 실측 데이터로 검색어와 문서의 짝을 개선하는 것이 유일하게 남는 길입니다.
참고 자료
- 미국 대 구글 반독점 판결문 전문 (2024-08-05, Amit Mehta 판사) - CourtListener
- Pandu Nayak 증언 재판 속기록 (2023-10-18) - The Capitol Forum
- Eric Lehman 내부 발표자료 UPX0004 원본 - 미국 법무부
- 구글 엔지니어 인터뷰 메모 PXR0356 - 미국 법무부
- 구글의 ABC 랭킹 신호와 T* 토피컬리티 해설 - Search Engine Land
- 구글러 증언록으로 본 랭킹 시스템 - Search Engine Journal
- 유출된 구글 검색 API 문서 분석 - SparkToro
- 2024년 구글 검색 문서 유출 사건 - Wikipedia
글쓴사람
-
정재철
